서평) 미국 대도시의 죽음과 삶. 제인제이콥스
부부가 함께쓰는 리뷰/아내의 도서리뷰

서평) 미국 대도시의 죽음과 삶-제인제이콥스

오랜만에 호흡이 길었던 책. "Death and Life of Great American Cities" - 번역서 제목은 미국 대도시의 죽음과 삶.

처음에는 방대한 양에 부담이 있어 번역서로 읽기 시작했으나 모호한 문장이 너무 많아 다시금 원서를 보는게 필요했던 책. (결국 책값은 두배로 지출 흑흑흑..)

1960년대에 쓰였다고 믿기지 않을 정도로 한국 도시 재개발과 닮아있는 미국의 도시계획을 담은 책. (서울은 서서히 변화중이지만..여전히 많은 곳이 이러한 작업이 진행중. 예로 젠트리피케이션)

12장. 다양성의 자기파괴의 내용요약 메모


얼마전 읽은 Triumph of the city가 엄청난 전공 서적 및 논문들의 인용과 정리로 무장한 연역적 사고의 끝판왕인 책이라면 이 책은 철저하게 귀납적으로 현상을 관찰하고 그 내용을 자세한 사례와 함께 정리한 책이다.

전공서적으로 더 많이 사용된다는 이 책의 요지는 매우 간단하다.

0. 도시는 안전하고 흥미로운 장소여야 한다.

1. 도시가 안전하고 흥미롭기 위해서는 다양성이 충족되어야한다. 여기서 다양성이란 용도의 다양성. 건물 연식의 다양성. 짧은 블록이 주는 거리의 다양성. 그리고 인구의 다양성

2. 부흥하던 도시가 쇠퇴하는 힘은 다양성의 파괴로부터 비롯한다. 이러한 파괴는 대체로 자본의 힘에의해 자연히 발생하거나(자기파괴. 돈되는 업종만 남게되면서 자연히 다양성 실종. 도시 쇠퇴) 혹은 철도나 학교 공원같은 거대한 경계 지대와의 균형이 무너지거나, 자본 및 도시계획가들의 논리로 인해 탈슬럼화에 실패하기 때문에 발생한다.

3. 도시를 파괴하는 돈들을 도시의 부흥에 쓰기위해서는 다양성이 유지되는 방향으로 돈이 지출되어야 한다. 대규모 재개발 대신 임대인 또는 임차인에게 주거비를 보조해주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4. 자동차에 도시가 잠식되면 다양성은 사라진다. 아이러니하게도 교통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자가용 이용이 불편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도로를 많이 만드는 것은 더욱 자가용을 많이 이용하도록 만들고 결과적으로 자가용을 이용해야만 생활이 가능한, 도보가 불가능한 도시로 점차 도시를 변화시킬 뿐이다.

5. 일률적인 도시계획으로부터 계획단지를 구하고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지구의 개선이 필요하다. 그러나 가로는 지루하지 않아야하고 주변의 용도와는 쓰임이 다른 랜드마크 등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 예를들어 높은 빌딩이 많은 업무 지구에 더 높은 빌딩을 짓는 대신 매우 낮은 도서관 건물이나 텅빈 공지를 만드는 것이 오히려 랜드마크로서 역할을 할 수 있다.

6. 대도시의 계획은 소도시의 계획과 달라야 한다. 매우 유기적으로 도시는 움직이기 때문에 예측가능한 통계적 분석으로 도시를 계획하는 것은 위험하다.

번역서를 읽는 것으로도 이러한 아이디어를 얻는데는 손색이 없다. 문장 하나 하나에 깊은 의미를 두기보다는 전체적으로 작가가 말하고자하는 맥락을 이해하는 것이 훨씬 중요한 책이니까..! 그리고 사실 원서의 문장자체가 매우 소설체이다..ㅎㅎ

오랜만에 책에 형광펜 마음껏 그으며 읽었다. 산발적으로만 알던 내용들이 매우 잘 정리된 느낌.

디테일하게는 현재와 차이가 있을 수 있겠지만 대체로 이 책을 관통하는 내용은 여전히 현대에도 통한다고 생각이 든다. 응답하라 1988을 보며 골목길을 그리워하는 칼럼과 신문기사들이 쏟아져 나오는 것이 그 증거가 아닐까?

마지막으로 내가 정리한 글타래 중 하나를 첨부하며 마무리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