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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스트레스 - 탁석산
오늘의 책 : 행복 스트레스
저자 : 탁석산
오늘 제가 읽어드리려는 책은 행복이 인생이 목적이 되어버린 사람들에게 행복을 목적으로 사는 것이 왜 위험한가에 대하여 철학적, 제도적 바탕으로 이야기하고 우리가 진실로 추구해야하는 가치가 무엇인지를 알려주는 책입니다. 행복한 사람도, 행복하지 않은 사람도 모두 행복해야한다는 강박을 가지는 현대 사회에서 행복이 오히려 스트레스가 되어버렸죠. 우리는 이런 사회에서 행복이 어떻게 사회 전반에 퍼지게 되었는지 조금은 냉정한 시각으로 돌아볼 필요가 있을 것 같아요. 저는 이 책을 읽고나서 이제는 '내가 행복한가?' 라는 질문을 스스로 하지 않을 수 있게 된 것 같습니다. 이 책의 모든 논조나 분석에 동의하는 것은 아니지만 행복을 인생의 목표로 하는 대신 가치있는 삶을 사는 제가 되겠다고 다짐해봅니다.
1장. 행복이라는 이상한 이름
2. 행복 신화를 만드는 것들
행복의 신화는 민주주의와 시장주의라는 시대적 상황에서 뿌리깊게 내려진 공리주의, 그리고 개인주의에 의하여 창조되었고 지금도 그 성격이 유지되고 있다. 실제로 공리주의자들이 내세우는 구호를 살펴보면 '모든 사람은 행복을 추구한다'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이 정책 목표가 되어야한다' 등이다. 이러한 구호는 제도없이 나올 수 없는 것이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행복이라는 구호가 과거의 계급사회 때보다 흔하게 통용될 수 있는 이유는 바로 '평등'때문이다. 민주주의에서는 모든 사람이 평등하다고 외친다. 그러나 인간의 내면에는 남과 자신을 구분하고자 하는 욕구가 강하게 남아있다. 이는 자본주의와 결합하여 '돈'을 매게로 한 새로운 계급을 만들어낸다. 자본주의와 민주주의는 이렇게 결합하여 '소비'를 통한 행복법칙을 만들어 낸다. 이러한 틀에서 보면 전 세계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행복'을 추구하는 이유는 명백하다. 비슷한 제도와 비슷한 문화권 안에서 비슷한 가치를 추구하며 살고있기 때문이다.
행복이라는 개념은 유럽에서 만들어졌지만 지금처럼 상품화되어 널리 퍼지게 된 것은 미국에서 부터이다. 이는 또끄빌이 쓴 '미국의 민주주의' 라는 책에서 잘 찾아볼 수 있는데 간단하게 개념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 민주주의에서 한 개인은 다른 이들과 동등하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끼지만 큰 조직 안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이 없음을 느낄 때 개인의 무가치함과 취약함을 느낀다.-
이는 민주주의가 가져다주는 '개인주의' 양상을 설명한다. 모두가 평등하기 때문에 신분차이가 없다. 그와 동시에 이제 모든 일은 개인이 스스로 해야만 한다. 과거에는 같은 계급이나 같은 길드에 속했다는 이유만으로 서로가 도왔다면 현대에는 모두가 평등하기 때문에 그만큼 모든 책임과 의무는 개인에게만 귀속된다. 이럴때 바로 개인은 무력감을 느낀다는 것이다. 무력감을 느끼는 개인이 할 수 있는 최선은 '대중에 속하는 것'이다. 그래서 개인은 여론에 민감하게 되며 일반 이론이나 일반 개념에 의지하게 된다.
행복은 쾌락, 성공과 연결된다. 그 예로 아메리칸 드림은 미국에서 누구나 성공할 수 있고 행복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실제로 성공하는 사람은 극소수이고 대다수는 성공하지 못한다. 사람들은 이 간극을 어떻게 채우기 위하여 추상명사인 행복을 이용한다. 행복이란 마치 자연이나 정치처럼 아주 일반적인 개념이어서 이 단어를 사용하면 마치 내가 무엇인가 그 분야에 대하여 잘 알고 이해하고 행동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착각을 가지게 한다. 이러한 단어를 추상명사라고 한다. 예를들어 '정의란 무엇인가' 라는 책을 읽으면 마치 내가 정의에 대하여 잘 알게된 것 같지만 실상은 텅빈 개념이어서 더욱 정의하기 어려워진다. 그러나 이런 추상명사는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내가 무엇인가를 이해하고 있다는 착각을 주기에 안성맞춤이고 그런 니즈에 의하여 널리 쓰이고 있다. 행복이 바로 이 중 대표적인 명사이다. 그래서 행복은 민주주의 시대에 잘 어울린다. 누구나 평등하기 때문에 누구나 행복할 수 있다고 믿게하는 것이다.
이러한 민주주의 사회에서 개인주의가 만연하는 것은 필연적이라고 또끄빌은 이야기한다. 평등성은 시대를 초월하여 나타나므로 조상은 물론이고 부모와의 관계에서도 평등성을 강조하게 되는데, 이런 사회에서는 모든 것이 개인화되는게 지극히 자연스럽다. 이때 행복은 개인을 대상으로 하고 있고 개인을 주체로 하고 있기 때문에 현대에 소비되기 좋은 개념이다. 개인의 행복을 위해 사회가 무언가를 해야한다는 말은 있지만 사화의 행복을 위해 개인이 희생한다는 말은 없다. 이는 행복이 지극히 개인에 의해 소비되는 개념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개인주의가 만연하기 전까지 사람들은 현대처럼 외로움을 느끼진 않았다. 신과 연결되어 있고 조상과 연결되어 있고 많은 커넥션이 태어나면서부터 죽을때까지 지속되었기 때문이다. 현대에는 동호회 처럼 단기간에는 어딘가에 속할 수 있겠으나 과거와 같은 커넥션은 많이 소멸되었다. 여기서 모순이 발생한다. 행복을 추구하는 것은 개인인데, 개인을 벗어나면 사회가 존재하며 인간은 생각보다도 더 사회적인 동물이다. 그래서 행복은 사회와 연결될때만 얻을 수 있다. 그런데 사회가 행복하다고 해서 개인이 행복한 것은 아니다. 여기서 우리는 개인과 사회 모두에 행복이 존재할 수 없는 '불행'이 발생함을 알 수 있다. 상상의 현실과 자신이 처한 현실의 괴리가 클수록 인간은 외롭고 고독해지며 개인주의적인 사회에서 이는 필히 발생하는 일이다.
한편 시장주의는 개인이 행복할 수 없도록 만드는 또다른 시스템적 장치이다. 시장주의가 행복을 가로막는 것은 크게 두가지 측면에서인데, 하나는 상품이 될 수 없는 것을 판매함으로서 사람에게 마치 '가치'가 있는 것처럼 하는 것이고 또다른 하나는 가치의 추상화를 통해 만족할 수 없는 곳간을 만든다는 것이다.
인간의 존엄성에 대해서는 누구나 공감한다. 그런데 노동을 마치 상품처럼 거래하는 것이 시장주의에서는 일반적이다. 그래서 자기계발이라는 말로 몸값을 높인다고 표현한다. 그런데 노동은 상품이 될수 없다. 상품이란 필요할 때 만들고 저장하고 공급할 수 있어야하는데 노동은 그날 그날 행위로 이루어지는 것이며 혹여 다치기라도 하는 날에는 저장해놓은 노동을 사용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 즉 상품이 아닌 것을 거래하는 것이 시장주의의 특성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우리는 인간과 노동을 분리할 수 없다. 회사에 출근할 때는 노동을 제공하고 퇴근하면 바로 노동해제 모드로 돌입된다면 좋겠지만 현실은 주말에도 업무를 처리하고 생각한다. 즉 인간의 존재성은 노동과 함께한다. 이에 연봉은 자신의 가치가되고 바로미터가 된다. 이처럼 시장에서는 모든 것의 가치가 돈으로 환산된다. 그런데 문제는 돈이라는 것이 실체가 아니라 추상적인 시스템이라는 것에 있다. 예를들어 독일에서 하이퍼인플레이션이나타낫었는데 이렇게 되면 화폐는 더이상 종이 이상의 그 무엇도 아니게 된다. 그런데 이러한 추상적인 시스템에서 우리는 얼마나 곳간을 채웠는지 실체화하여 알 수가 없다. 과거에는 창고를 다채우면 곳간이 가득한 부자가 되었지만 현대에는 모든 것이 통장에 찍히는 숫자로 판단된다. 이는 '충분히 가득찰 수 없는 것'이다. 추상적이기 때문에 끝도없이 쌓게되는 것이다. 게다가 아무리 부를 축적해도 이보다 더 큰 숫자가 있기 때문에 도무지 만족할 수가 없다. 여기서 사람들은 불행을 느끼고 '행복'을 소비하고자 하는 마음을 얻게되는 것이다.
3. 행복을 다시 생각한다.
우리는 민주주의가 평등을 특징으로 하며 평등이 손쉬운 성공과 쾌락, 일반적 개념 선호, 그리고 행복에 대한 집착을 낳는다는 것을 보았다. 여기서의 평등은 1인 1표의 정치적 평등을 의미하는 것인데, 우리가 진정으로 행복하고 싶다면 이러한 정치적 평등이 아니라 마음의 자유를 얻는 평등관계를 지향해야한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가정에서는 부부 간 혹은 부모간 불평등이 발생하고 있고 직장에서는 상하관계가 늘 존재한다. 이런 사회에서 행복은 개인만의 문제가 아니다. 사회적으로 평등한 인간관계를 만들 수 있어야만 행복은 존재한다. 개인으로서는 관계를 맺고있는 부모님이나 부부, 자식, 친구 등과 금전적인 것, 지위적인 것 등에 따른 권력관계를 지양하고 서로 역할이 다를 뿐 존중하고 평등하다는 것을 서로 인정해야만 진정한 행복이 가능하다.
두번째로 우리는 개인주의와 시장주의가 만들어낸 불행한 결과를 보았다. 상품화, 추상화, 고립, 가짜관계 등이다. 그런데 이러한 문제의 핵심인 '개인의 이익'이란 개념은 근대에야 생겼다. 과거에는 개인의 이익을 위해 무언가를 한다는 것이 없었고 노동은 거래되는 상품도 아니었다. 물론 우리가 고대의 삶으로 돌아갈 수는 없다. 그러나 고대의 삶에서 도움을 얻을 수는 있는데, 그 핵심 개념은 바로 '공동의 부' 개념이다.
기본적으로 시장주의 사회는 피라미드 구조를 띄고있다. 상위 1%가 지배하는 삼각형의 구조이고 그 1%에 들어가는 것은 순전히 개인의 몫으로 치부한다. 이런 사회에서 진정한 평등이 실현될리 만무하다. 물론 현대 사회에서 공동의 부를 이야기하는 것이 다소 과격해보일 수 있다. 그러나 모든 개인이 자신의 노후를 든든하게 준비하여 행복할 수 있다는 이야기보다는 모두가 동그란 원탁에 모여앉아 자신의 것을 남에게 내놓음으로서 개인의 부를 축적하지 않아도 평화롭게 산다는 것이 오히려 더 현실성 있다. 현대에서는 몸바쳐일해도 퇴직 후에 남는 것은 허무함이며 이 울분을 치유하기 위하여 자녀는 더욱 자산축적이 용이한 의사 변호사가 되어야한다는 교훈을 얻는다. 거기에 노후준비까지 충분히 되지 않는데 이는 평생 노동시간이나 생산물을 만드는데 일생을 바친 사람에 대한 보상으로 적절하지 않다. 이러한 보상은 개인이 해결할 수 없으며 다른사람 혹은 사회가 해야한다. 따라서 개인주의나 시장주의, 공리주의를 따르면 결코 모두가 행복할 수 없다.
개인주의 사회에서는 행복할 수 없다면 우리는 공동체의 삶을 가져야하는데, 실제로는 개인과 공동체 간의 연결고리가 없다는 문제가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우리는 공중도덕과 예의를 지키는 것이 필요하다. 이는 실체화된 관계를 맺게해주고 끊어진 개인과 공동체를 연결해주는 역할을 한다.
한편, 우리는 행복이 추상적이고 일반화된 개념임을 이미 보았다. 따라서 행복이라는 단어보다는 '기쁘다. 마음이 벅차오른다. 흐뭇하다' 같은 더 구체적인 표현을 쓰는 것이 좋다. 일반명사를 사용하는 것은 실제로는 이를 구체화 할 수 없음을 의미한다. 따라서 본인의 감정이 공허한 것이 아니라면 추상적 단어를 사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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