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한 한마디가 남자친구의 마음에 비수를..
경제학하는 아내/여자의 일기장


오늘 글의 주인공인 넥타이양과 벨트군


 너도 좋았고, 나도 좋았고. 근데 이젠 나만 좋아?


글쓴이 : 언알파 남자

정확하게 1주일전, 여자친구가 넥타이양과 벨트군을 선물해주었답니다.
바로 다음 날, 출근할 때 두개를 모두 착용하고 나갔고,
퇴근 후 만난 여자친구는 제가 착용한 벨트와 넥타이를 보고 참 기뻐했었죠.
수시로 넥타이와 벨트를 쳐다보는 그녀. 그녀의 얼굴에는 미소가 떠나질 않았었죠요.
그 모습을 보고 전 '좋아해주니까 내가 더 좋네~ 더 자주 해야지~'라고 마음을 먹게 되었고요.
체크패턴이 이쁘기도 해서 벨트는 거의 매일 착용하고 다녔었죠. 

그리고 어제 오랜만에 선물받은 벨트와 넥타이를 세트로 착용하고 여자친구를 만났습니다.
지난주에 보여준 그런 반응을 기대하며 기쁜 마음으로 만났는데...
이게 왠일!!! 여자친구는 아무 말이 없네요.
저는 나름 신경써서 열심히 하고 다녔고, 게다가 오늘은 둘 다 착용했는데 말이에요 ㅠㅠ
그러고보니 오늘은 제 넥타이를 전혀 보지 않은것 같기도해요.

일주일만에 자신이 준 선물이 무엇이었는지 잊기라고 한걸까요?
괜히 나혼자만 신나서 선물받은 것들을 착용하고 다닌것은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 밤입니다.



갑자기 뾰루퉁하게 말을 꺼내는 남자친구..


글쓴이 : 언알파 여자

업무를 마치고 오후 늦게 둘만의 시간이 잠깐 생겼습니다.
내일이 쉬는 날이니 무엇을 할까~ 이런 이야기를 주고받는데
갑자기 뾰루퉁해진 남자친구가 한마디 말을 꺼내는 겁니다.

"나 오늘 넥타이 뭐했는지 안봐?"

물론 봤죠. 안봤을리 없죠. 제가 선물한 넥타이였거든요.
그래서 "응 봤지." 라고 대답했습니다.

제 대답이 문제였을까요 ㅠㅠ?
갑자기 뜬금없는 남자친구의 질문.
"근데 왜 아무 말도 없어?"

'헉? 그럼 뭔가 반응해줘야 했던거야?'

넥타이와 벨트를 선물한 것은 일주일이나 된 일이었고
이미 선물을 받았다며 페이스북을 비롯한 여기저기에 인증샷도 찰칵찰칵~
다 올린 이후였답니다.
 "내가 해 준 선물 마음에 들어하니 좋다~"라고 마음표시도 했으니..
당연히 그냥 자주 하고 다니는 것이려니 한 셈이죠.

갑자기 데이트날 열심히 화장도하고 꾸몄는데
이쁘다는 말 한마디 안해주고 어디갈까만 연발하던 남자친구가 떠올랐습니다.

아마 정확하진 않아도 제가 남자친구에게 그런 실수를 한 것 같아요.
나름 섬세하게 신경쓰고 넥타이랑 벨트 모두 선물받은 것으로 착용했는데
전 무심한 모습을 보인 셈이죠.

화장해도 못 알아본다며 구박하던 제모습이 섭섭해하는 남자친구의 모습과 오버랩..
오 마이 갓. 아 미안해라..

거기에 결정타로 날라오는 남자친구의 한 마디.
"나 일주일동안 하루 빼고 다 이 벨트 착용했었는데.."
미안함의 극치를 달리는 내 마음은 아는지 모르는지..

괜히 미안한 마음에
"으긍~ 알고 있었지! 이쁘다~ 착하다~ 머리 쓰담쓰담"
이라고 해도 남자친구는 이미 삐져버렸네요.


웃으며 넘어갔지만 그래도 미안해.


사실 참 미안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늘 남자친구는 저의 웃는 모습을 기대하며 저와 만나고 통화를 합니다.
저의 밝은 모습을 가장 좋아하고 그런 모습이 힘나게 한다며 늘 고마워합니다.

이런 남자친구의 마음을 알면서도
신경써서 입고 나온 넥타이와 벨트를 먼저 캐치하고 칭찬해주지 못한 것이
못내 마음에 걸리더라고요.
보낼때야 뭐 그런걸로 삐지냐며 웃으며 사건을 무마해버렸지만
그래도 어디 속마음이 그런가요^^;

나 넥타이 봤고 속으로 웃었어~라고 말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너무 헤벌레거리면 사람이 참 지조없어 보이고 그런 거잖아
라고 변명해봐도.. 소용없겠죠?
에잉~


사실 나 괜찮은데...


글쓴이 : 언알파 남자

이런 글을 쓰다보니 여자친구는 제게 엄청나게 미안한가 봅니다.
2011년 2월 마지막날 자정이 다가오는 시간에 스카이프를 하면서 서로 글을 쓰는 중인데,
연신 미안해서 어쩔줄 몰라합니다. 
저 표정을 캡쳐해서 올리고 싶지만, 민낯인지라 여러분들의 즐거운 휴일을 위해 참겠습니다.
미안함이 지나친지 이제는 저한테 글 마무리 잘하라고 협박중입니다.

뭐, 아쉬운건 사실입니다.
딱 한마디라도 "어, 선물준거 했네"라고 말하고 전혀 넥타이에 신경 안써줘도 되었는데
그게 없어서인지 바이바이할 때까지 서운하더군요.

그래도 괜찮아요.
저 역시도 여자친구가 이쁘게 꾸미고 나온 날,
속으로만 '오늘 이쁘다'라고 했고 입밖으로는 "배고프다~"라는 말을 했었으니까요.

오늘을 발판삼아 이제는 속으로 생각나는 진실된 말을 꺼내는 버릇을 키워야겠어요.
제가 먼저하면 그녀도 따라서 하게되겠죠?
사람들은 자신이 받으면 좋은 것을 하게 되고,
상대에게 받은 것이 좋으면 다시 상대방에게 해주니까요. ^^

이웃분들 및 방문자 분들 다들 뜻깊은 삼일절 보내세요~


View On은 좋은글을 쓰는 힘입니다.
손가락 추천 꼭 부탁드려요.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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