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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살이 뭐길래..
#. 프롤로그
요즘은 서른살 근처의 나이대를 겨냥한 책들이 참 많은 것 같습니다. 굳이 책 이름을 나열하지 않더라도, 도서검색에 서른 살이라는 단어를 쳐보면 엄청나게 많은 책이 쏟아져 나오죠. 요 며칠 동안 밀당 심리 배우느라고 아주 머리가 아프실 분들이 많으실 것 같아서^^ 잠시 남녀 이야기는 접어두고!! 필자의 생각에 "요즘의 서른살은 왜 특별대우를 받고 있는가"에 관한 이야기 한번 해보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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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시대의 서른 살. 독립의 나이.
다들 몇 살 정도에 독립하세요? 차이는 조금씩 있겠지만, 필자의 경우는 20살 대학교를 입학하면서 독립하였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그렇지도 않은 것이, 나름 혼자 학비도 충당하고 아르바이트해서 생활비도 벌었지만, 가끔 부모님께 애교떨며 용돈도 받아가고 앞으로 뭘 해야 할 지에 대해서 부모님과 상의도 하며 어리광도 피우던 나이었던 것 같습니다. 스스로 인생을 계획한 것은 그나마도 대학교 졸업하고 두번째 직장을 잡은 후였지요.
요즘에는 30살 근처에서 독립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남자는 조금 더 늦어지기도 하지요. 취직하고 1년 정도 지나서 직장이 안정되기 시작하면서부터 슬슬 심리적으로 물질적으로 '스스로 내 미래를' 계획하기 시작할 때를 독립하는 나이로 보자면, 30살은 바로 그 시기를 상징적으로 나타내는 나이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 각종 불안이 엄습하는 나이.
이전에는 좀 더 추상적으로 미래를 걱정했다면, 이제는 정말 현실적으로 미래가 걱정되기 시작하는 나이인 것 같습니다. 어째 저째 어려운 환경에서 직장을 잡기는 했는데 1~2년 지나보니 이것이 내가 평생 가야 할 것인가 회의감도 들죠. 이제 결혼도 하긴 해야 하는데, 주위에서 결혼할 때 필요하다는 것들의 목록을 들어보니 한숨만 휴~
돈을 모으긴 모아야겠는데 왠지 목적의식도 없죠. 집을 사자니 이건 도대체가 현실감 없는 가격들. 주위 친구들은 차도 한 대 씩 뽑는데 나만 안 뽑자니 꿀리는 것 같고. 뽑자니 굴리는데 들어가는 돈이 걱정되기도 하고. 에라 모르겠다. 일단 현실을 즐기고 보자. 라고 생각하려니 또 내 미래는 어쩌나 걱정되고 ㅠㅠ.. 그래서 참으로 현실적으로 걱정 많고 불안한 것이 서른 살인 것 같습니다.
#. 혼자 고독과 싸우는 나이.
어릴 때는 나를 지지해주는 부모님이 계셨고, 대학교 때는 나와 비슷한 처지에 있는 친구들이 있었는데.. 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에 나와보니 이건 천차만별 다 다른 사람에 누구 하나 내 상황과 이해관계가 정확히 맞아 떨어지는 사람도 찾기 힘들죠.. 심리적으로는 누군가에게 공감도 받고 싶고 위로도 받고 싶지만, 그런 역할을 해주는 사람 만나는 게 어디 쉽나요.
인생을 함께할 거라며 다짐했던 친구들도 예전만큼 내 인생의 버팀목이 되어주지는 못하는게 현실. 그나마도 가끔 만나서 술이나 먹으면 잠시나마 위로가 되는 거 같다가도 집에 들어오면 괜히 고독해지는. 그래서 30대들이 트친이나 미친으로부터 많이들 위로받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실제로 트위터 모임 같은 거 나가보면 주 연령대가 30살 전후로 하여 30대가 주를 이루더군요.
그나마 천생연분이라고 내 짝이라도 잘 만나면 다행인데, 이건 애인인지 원수인지 나보다 더 내 걱정하는 건 고마운데 공감이나 좀 해줬으면 하는 생각은 도대체 아는지 모르는지. 그러다 보니 걱정은 늘어가고. 대책은 없고. 누구한테 속시원히 털어놓을 수도 없고. 혼자서 고독과 싸우게 되는. 그런 나이가 서른살 아닌가 합니다.
#. 자아 정체성을 고민하는 나이.
난 항상 '나' 였다고 생각했는데. 그런 정체성에 대해서 고민하게 되는 나이인 것 같습니다. 정말로 나는 누구인가 부터 시작해서. 지금까지 내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왔던 모든 것들에 대한 회의감도 한번 씩 가지게 되죠. 꿋꿋하게 인생을 살아야 한다고 애써 다짐해보다가도 이내 정말 내가 살고 싶은 인생이 이거였나 하며 괜히 의기소침해지기도 하고..
지금껏 내가 살아왔던 인생의 나는 왠지 내가 아닌 것 같고. 10대와 20대 때 나는 무엇을 했는가라며 괜한 인생의 고찰도 해보고. 회상도 해보고. 필자는 나름 고등학교 때 전교 1등도 해본 모범생에 대학교도 1년이나 조기졸업할 만큼 스스로 자신 있는 삶을 살았고. 남들 부러워할 만한 대기업에도 입사했었죠. 주위에서 기대도 컸었는데.. 오히려 그랬기 때문에 더 회의감을 느끼는것 같기도 하네요.
예전에는 좀 더 감정에도 솔직한 나였던 것 같은데. 지금은 나를 위해 내인생을 사는 것 인지. 아니면 남을 배려하기 위해 사는 것 인지 같은 괜한 철학적 생각에도 빠져보고. 그래서 서른 살이 되면 누구나 철학을 한다고 하나 봅니다.
#. 잘하고 싶은 건 많은데 생각처럼 안 된다.
욕심이 많아지는 나이인 것 같습니다. 베스트셀러에 올라와 있는 재테크책들을보면 나도 재테크 한번해볼까 싶고. 연애 블로그들을 둘러보다보면 '아. 나도 가슴 뛰는 연애. 오손도손 알콩달콩 진짜 이쁘게 사랑하고 싶다' 이런 생각도 들고. 직장에서도 뭔가 좀 잘하고 싶고. 취미생활에 있어서도 예전에 안 읽던 책도 좀 읽고싶고. 영어도 잘하고 싶고, 공연도 자주 보고싶고. 어릴 때는 가정이 어려워서 못 배웠던 기타며 피아노며 뭐 배우고 싶은 것은 왜 이리도 많은지.
그런데 이건 진짜 욕심일 뿐 현실은 이상하게도 제약도 많고. 난 생각보다 의욕만 앞서있죠. 행동으로 옮기자니 야근때문에 학원시간도 못맞추고, 책을 읽자니 이 넘쳐나는 책중에 마땅히 나를 공감해주고 나에게 꼭 맞는 책을찾기가 어렵고. 그래도 계획을 세워 나름 하나씩 내 인생을 꾸려가보고자 노력하는. 그런 때인 것 같습니다.
#. 에필로그
에이. 쓰고보니 너무 부정적으로만 서른살을 기술하게 되었네요. 사실 제가 하고싶은 말의 요점은 말이죠! 이런 이유들때문에 '서른살' 이라는 나이를 겨냥한 제목의 책들이 많아지는게 아닌가 하는거죠. 나를 찾아가는 과정. 독립하는 과정에서 생각이 많아지는 이들에게 필요한 지침서들이랄까요?
필자도 몇권 읽어보았는데 생각보다 꽤나 위안이되고 도움이되는 내용들이 많았습니다. 가끔은 이런 도서들로 대신 마음을 위안받는 것도 좋은 것 같다는 생각도 드네요. 헤헤. 여기까지. 아직 서른살은 되지 않았지만 서른살이 두려운. 필자 나름대로의 고찰이었습니다!
다른 의견들 있으시면 리플주세요~ 본문에 반영할 의사 충분히! 있습니다^^
서른살을 보람있게 보내도록 도와주는 필독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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