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는 경제학자 리뷰 - 경제학자가 육아교육책을 쓴다면?
부부가 함께쓰는 리뷰/아내의 도서리뷰




#. 프롤로그

왠지 경제학. 하면 딱딱한 느낌이 들죠? 저도 학부 때 경제학을 전공했지만, 사실 전공책만 펴봐도 머리가 지끈거려옵니다. 각종 숫자에, 그래프에, 도대체가 친해져 본 적 없었던 통계며, 미적분까지..ㅠ_ㅠ.. 무사히 학교를 마치고 여기저기 과외도 해보았지만, 도대체가 경제학이라는 것은 남들에게 재미있고 쉽게 설명하기가 어려운 것 같습니다. 일상생활에 경제학을 접목시켜서 이야기하려고 노력해봐도 변수도 많고, 그러다보면 설명에 오류도 많고 그러거든요. 남녀 사이에서도 경제학을 이용해서 가끔씩 설명해보려고 하는데 참 쉽지 않더라고요. 그런 저에게 하나의 충격으로 다가온 책이 있으니, 바로 '아빠는 경제학자' 입니다.



#. 경제학자가 육아책을 낸다면?

사실 제가 책을 낸다면, 경제학자가 남녀 연애지침서를 낸 것이 되겠지요. 그런 비슷한 관점에서 왠지 책 출판때부터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게 된 것 같습니다. 왠지 독특하잖아요. 이 책의 지은이는 조슈아 갠즈라고하는 호주 맬버른 대학교 비즈니스 스쿨의 학과장인 동시에 경제자문기관인 코어리서치의 전문이사입니다. 그러니 경제학의 전문가 중에서도 전문가인 셈이지요. 그런데 쌩뚱맞게 육아책이라니?

하지만 책을 읽다보면 '경제학자 다운' 육아일기 정도라는 생각이 듭니다. 아이를 키우면서 일어나는 많은 일들을 경제학자의 눈으로 바라보는 것이랄까요? 이 책은 아이를 낳기 전인 출산교육을 바라보는 눈부터 다릅니다. 아버지의 출산 참여에 대하여 어떻게 경제학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가를 굉장히 흥미롭게 읽어갔습니다.

책은 아이가 태어날 때의 병원풍경을 시작으로 아장아장 기어다니는 갓난 아기와의 사이에서 일어나는 경제학 관점들을 지나서 어린이가 되버린 아이들을 어떻게 교육하는가에 대한 이야기로 이어집니다. 이야기 중간중간에 아이들끼리 서로 아웅다웅하는 모습들이 그려지는데, 그 문제들을 해결하는 방법도 참 경제학자 다운 시각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러면서 '아! 경제학은 아이 교육에까지 유용한 학문이구나!' 라는 생각이 새삼 들었답니다. 몇몇 소재는 한국의 문화와는 다소 동떨어진 경향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충분히 아이들과 소통하는데 큰 도움이되는 이야기들이었습니다.



사실 책 속에 나열된 여러가지 사실이나 과정만 보아도 참 이 아빠가 일반적으로 우리가 볼 수 있는 아빠는 아니구나 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럼에도 경제학자 아빠에게 푸욱~ 빠져버린 이유는 '아이교육에 대한 적극적인 아버지의 마인드'에 반해버렸기 때문이랄까요?



#. 이 책을 추천해주고 싶은 사람들

사실 결혼도 안한 제가 이 책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던 이유는 '어렵다' 라고만 느껴졌던 경제의 원리들을 너무나 쉽게 '육아'라는 소재와 접목하여 풀어두었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이 책이 경제학책이냐라고 물으면 그것은 또 아니란 말이죠^^;; 분명 이 책은 아이를 키우는 방법에 대해서 정확히 기술하는 것은 아니지만, 아이가 커감에 따라 생기는 여러가지 상황에서 '부모가 가져야 할 마인드'에 대하여 기술해두었습니다. 경제학의 관점이라고하여 딱딱한 관점이 아니라 다분히 부모라면 알아두는 것이 좋을 이야기라는 것이죠.

그래서 제가 추천하고 싶은 사람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 결혼을 앞두고 아이출산을 준비하는 사람들
- 아이교육에 현재 어려움을 느끼고 있는 사람들
- 나이가 들었지만, 경제학을 쉽게 배워보고 싶은 사람들
- 어려운 경제원리들을 일상의 예시로 만나보고 싶은 사람들


#. 육아에 경제학자의 마인드가 도움이 되는 이유

경제학이란 결국 경제생활을 하는 모든 생활단위에서 발생하는데, 단 1인이 어떤 선택을 하는데에도 분명히 경제학의 원리가 작용하게 됩니다. 육아를 하는데는, 아이가 한 명이라면 부부와 아이. 3명이 각자의 경제학의 원리에 의하여 움직이게 되는데, (심지어 생각하지 못하는 아이도 무의식중에 자신의 효용을 높이는 방향으로 움직인답니다) 그 것을 잘 배워두면, 아이들을 교육하는데 있어서 훨씬 효율적으로 방침을 정하고 따르게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 외에도 아이와 생기는 갈등 역시 쉽게 풀어갈 수 있습니다.

책에서 나왔던 갈등 상황 중 인상적인 것은, 유아기에 이유식을 가리는 셋째와 아빠와의 신경전인데, 어떻게 경제학자의 마인드로 이 문제를 다가섰으면, 전략을 짰는지 살펴보면 참으로 '아~'하는 소리가 나옵니다. 텔레비전으로 아이와 실랑이하던 문제 역시 어떤 마인드로 풀었는지 살펴보면서 나도 모르게 웃음이 지어지더군요.

어차피 육아도 우리가 살아가는 일상 중 하나잖아요? 경제학은 꼭 돈이 있는 것을 다루는 것이 아니랍니다. 우리가 살아가며 선택할 때 일어나는 모든 마음의 변화들을 다루는 학문이죠. 그래서인지 이 책을 읽으면서, 경제학자의 마인드가 부모님들의 육아에도 반드시 도움이 된다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 책에서 아쉬운 점

우선 가장 아쉬운 점을 꼽으라고 한다면 '설명의 부재'입니다. 저야 경제학을 전공했으니 사실 책에서 설명의 기재로 쓰이는 여러 단어들을 이해하는데 크게 어려움을 느끼지 않았습니다만, 책 전반적으로 경제학 전공용어가 조금씩 쓰이고 있음에도, 지은이는 읽는이에 대한 배려가 조금 부족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다행이도 정말 어려운 개념의 경우에는 옮긴이가 설명을 달아두기는 하였지만, 모든 용어에 그 설명이 달린 것도 아니더라고요.

두번째로 아쉬운 점은 아빠의 입장에서 푸는 책이다보니 '그럼 엄마도 이러한 논리로 육아에 접근했을까?'라는 의문점에는 전혀 대답해주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결국 1인 육아일기가 가지는 한계점을 이 책도 가지고 있었던 것인데, 그래도 좋았던 점은, 아이의 심리에 대하여서는 조금씩 언급해두었던 것입니다.


#. 제 점수는요..

점수 매기기에 맛들린 언알파네요^^ 우선 이 책에 대한 제 점수는 음..

육아 책으로 매기자면 6점입니다. 높은 점수를 주고 싶은 부분은 경제 + 육아라는 신선한 접근이었습니다. 그리고 육아를 하며 생기는 다양한 문제들을 경제학자의 시각으로 다루고 있다는 것 역시 다른 책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장점이었습니다. 하지만 일반인에게 널리 읽혀지기에는 한정된 시각과 단어의 선택, 그리고 한국과는 다소 동떨어진 몇몇 상황의 설정들이 '아이 교육'이라는 측면에서는 책을 넘기는데 있어서 주저하게 만드는 원인이 되었던 듯 합니다. 그래도 아이교육에 새로운 시각을 제공한다는 점은 높게 평가하고 싶네요.

만약 이 책을 경제학 서적으로 분류하고 이 책의 점수를 매기자면 9점을 주고 싶습니다. 절대로 기존에는 생각하지 못했던 신선한 시각에서 경제학의 이론을 풀어가는 과정이라던가, 일상에서 이론을 접목시켜가며  스스로 깨달아가는 과정을 일기처럼 풀어쓴 아주 재미있다는 점에서, 이미 어느정도 경제학에 관심이 있고 알아가고자 하는 사람들에게는 재미있게 읽혀질 수 있는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