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의 만남 15주. 엄마가 되는건가?
경제학하는 아내/여자의 일기장


너와의 만남 15주. 엄마가 되는건가?

글쓴이 : 언알파 여자 / 생각자 : 언알파 여자



벌써 나와 너가 만난지 15주가 되었다..

나는 너와의 만남을 참으로 기대했지만 막상 이렇게 니가 찾아오니 모든게 낯설고 처음이라 어렵기만 하구나. 마치 학교에 처음 입학하였을 때 느끼는 설레임처럼 임신이라는 과정에서 느껴지는 모든 변화들이 낯설기도하고 설레이기도하고 긴장되기도하고 그렇단다..

대학원 생활과 함께 시작된 예비 엄마로서의 생활. 어쩌면 달라보이는 두 생활의 시작이 나에겐 참 비슷하게 와닿는 것 같아. 대학원에서 처음 듣는 수업이 낯설고 막막하듯이 시작한지 3달이 다되어가는 입덧은 여전히 낯설고 막막하구나. 처음한 교수님과의 면담에서 긴장하며 면담이 끝나길 기다리듯이 배뭉침이 오면 나는 혹여나 움직여서 너가 잘못되진 않을까 잔뜩 긴장하며 일자로 누워서 괜찮아지기를 기다린단다.

아직은 네가 보이지도, 만져지지도, 느껴지지도 않지만.. 아침 저녁으로 간간히 찾아오는 입덧과 배뭉침. 샤워를 하며 보이는 나의 몸매가 지금껏 봐오던 것과는 다른 라인으로 느껴질 때, 그리고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노약자석, 임산부석을 보며 잠깐 머뭇거리다가 앉을 때.. 나는 너를 품고있다는 사실을 실감한단다.

아직은 뱃속에 있는 너이지만 나는 엄마로서의 마음이 무엇인지도 조금씩은 알아가고 있단다.
감기가 걸리면 그냥 병원에서 약타먹기 일쑤였던 나였는데.. 너를 품고있다고 생각하니 그럴 수가 없어서 미련하게 일주일을 넘게 병원을 가지도 않고 기침가래 감기를 앓았단다. 배와 대추를 찜으로 쪄서 가래를 가라앉혀도보고.. 드라이기랑 찜질기로 대추혈이라는 곳을 따뜻하게도 해보고.. 평소같으면 해보지도 않았을 온갖 민간요법을 다했던 것 같네. 하지만 미련하게 기침하는게 너에게 더 힘들 수 있다는 것을 알고나서.. 감기의 합병증으로 찾아오는 폐렴이나 중이염이 더 문제가 될 수 있다는걸 알고선 초장에 감기를 잡지않은 나의 미련함에 괜히 너에게 미안함까지 느껴지더라.

사실 내가 살아오면서.. 나의 결정이 내 인생이 아닌 다른 누군가에게 이토록 크게 영향을 미친 적이 없었던지라 이런 경험 자체가 새롭단다. 결혼은 분명히 큰 전환점이었지만 그건 남편과 나, 두 사람이 함께 상의해서 결정한 일이었고 그에대한 책임을 두 사람이 함께 책임지는 것이었단다. 반면 임신 이 후에는 나의 결정이 너의 의사와 상관없이 너에게까지 온전히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때문인지 그 책임감이 무겁게 느껴지는 것 같다. 적어도 너가 '난 다 컸어요. 이제 내 일은 내가 결정할 수 있어요'라고 말하기 이 전까지는 이런 책임감이 계속되겠지. 아마도 건강이나 교육같은 부분 외에도 수없는 선택의 결정을 너 대신 해야할테고 그에 대한 책임감도 막중하겠지. 네가 나와 남편의 인생에 찾아오지 않았다면, 이런 책임감을 느낄 기회는 아마 평생에 없었겠지?

지금 난 이런 책임감에 대한 준비를 하고 있어. 마음의 준비.
대학원을 입학하기 전에 필요한 경제경영수학을 듣고 전공에 대해서 고민하듯이, 신생아 교육법과 유아교육개론책을 보면서 조금이라도 더 책임감있게 너와의 진짜 만남을 준비한다고 할까? 남편과 연애시절 수없이 읽었던 대화론과 관계론, 심리학 책들처럼 너와의 육아기에 대비하여 유아교육개론과 각종관련 교육서적을 읽고 있다랄까? 물론 실전에서는 다르겠지만.. 이런 책들이 남편과의 관계에 도움이 되었듯이 육아라는 과제에도 큰 도움이 될거라고 믿고있어.

초음파검사로 널 만난지도 벌써 이주일정도 지난 것 같네. 너는 여전히 잘 지내니? 태동이 느껴지기 전까지 너가 잘지내는지 알 길이 없으니 참으로 답답하네. 다음주면 난 다시 스크린을 통해서 너가 잘 지내는지 알 수 있겠지? 마치 전화기가 없는 시절의 장거리 연애처럼 너가 잘지내는지 너무 궁금하네. 이런 기다림조차도 너와의 만남에 대비한 인내심 훈련처럼 느껴지네. 다음 만남이 참으로 기다려진다. 난 그 전까지 너가 잘 지낼거라고 생각할께. 그래야 정말로 너가 잘 지낼 수 있을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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