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고 보니 별거아니었던 결혼 준비
경제학하는 아내/여자의 일기장

지나고보니 별거 아니었던 결혼 준비


사실 개인적으로 주변 친구들과 비교해보면 필자는 결혼준비 과정에서 그렇게 마음 고생이 심했던 편은 아니었습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결혼준비 과정에서 갈등이나 마찰이 전혀 없기는 힘들겠지요. 큰 싸움없이 결혼까지 잘 골인한 저나 남편에게도 결혼 준비과정에 어려운 과정이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여자들의 경우 특히 결혼준비과정에서 작은 것에도 예민해지게 되고 그런다더라고요. 저도 역시 그랬던 것 같네요.

결혼을 준비하는 과정에서는 그 준비과정에 있는 모든 것들이 그렇게 중요해보일 수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1년 정도 지나고보니 '별걸 가지고 참..' 싶은 것이 많네요. 아마 이렇게 별거 아닌 것 쯤(?)으로 치부될 줄 알았다면 그당시에 그렇게 예민하게 반응할 필요도 없었을걸.. 싶은 생각이 듭니다.

혹시라도 결혼준비를 앞둔 사람들에게 이 글이 도움이 될 수도 있기를 바라며..



1.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 스드메..

사실 결혼준비 할 때 일명 스드메 - 스튜디오, 드레스, 메이크업 - 업체를 고르는데 참 예민했었어요. 아마 대부분의 신부들이 상당히 고민하는 분야 중 하나가 스드메가 아닐까 합니다. 스드메에 드는 돈이 너무 많아서 결혼 준비과정에 치열하게 싸우는 커플도 보았어요. 저희같은 경우 결혼식장을 성당으로 정해놓은 상태였던지라 스드메를 선택할 수 있는 운신의 폭이 좁았습니다. 그것때문에 정말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었네요. 세군데밖에 안되는 선택사항 중 신중하게 한 곳을 선택했었습니다. 그런데 저희가 선택한 드레스 업체가 '불만제로'에 나온거죠. 

해외 수입드레스라고 대여해주는 제품이 알고보니 국내에서 만든 짭퉁이었다. 유명 수입드레스라고 했는데 알고보니 수입브랜드일 뿐 가격은 100만원 내외의 저렴한 드레스였다.. 뭐 이런 내용이었습니다. 그 일이 터지고 한 일주일은 잠도 못자고 고민도 많이했었습니다. 결국 불만제로에서 나온 내용 중 자신들이 잘못한 부분은 인정하고 아닌 부분은 해명하는 적극적인(?) 대처를 믿고 그 업체와 계약을 계속 진행했습니다. 물론 찝찝한 마음은 숨길 수가 없었지요. 그래도 저희가 나름 저렴하게 진행하고 있던 상황이어서 무르기도 애매했어요. 그 일이 터지고나니 매니저가 해주는 다른 일들도 신뢰가 안가더라고요. 주선해준 스튜디오도 마음에 안드는 것 같고... 사진을 찍고나서 컴플레인만 한 세 번정도 한 것 같습니다. 결국 앨범 구성바꿔주는 방식으로 마무리했었습니다.

그런데 결혼하고 1년이 지나고 보니 제가 그렇게 신경썼던 드레스를 기억하는 사람은 주변에 한 명도 없고 (물론 제가 기억하지만..^^;;) 스튜디오에서 찍었던 사진도 당시엔 불만이었는데 지나고보니 다른 친구들이 찍은 것과는 또다른 멋이 있고 뭐 그렇더라고요. 사실 사진도 처음 앨범온 날이나 쳐다봤지 이제 보지도 않습니다..ㅠㅠ 그저 액자로 걸어놓은 단 한장의 사진만이 저와 신랑의 결혼사진 촬영을 알려줄 뿐.. 


2. 신혼여행은 둘이 간 여행 중 하나로 기억될 뿐..

저희가 가장 갈등이 많았던 항목이 신혼여행지 선택이었지 싶습니다. 전 결혼식 끝나고 피곤한데 뭘 멀리까지 가냐.. 휴양지에 가자. 라는 입장이었고, 신랑은 일주일씩 휴가쓸 일이 살면서 얼마나 있느냐.. 유럽으로 가자. 라는 입장이었습니다. 신혼여행지 결정의 냉전은 약 세 달간 지속되었습니다. 중간에 한 달 정도는 아예 그 이야기를 안꺼내는 지경이었죠. 그렇다고 뭐 격렬하게 싸운 것도 아니고요..^^;; 약간의 신경전같은게 있었던 셈이죠. 물론 오랜기간동안 그 신경전이 지속되다보니 피로도는 심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지나고보니 신혼여행이 엄청 특별했다기 보다 그냥 여행지에 둘이 놀러간 느낌이 강합니다. 저희가 유럽으로 신혼여행을 다녀와서 그런 것이 더 심했을 수도 있겠지만 동남아로 갔더라도 크게 다르지 않았을 것 같아요. 해외여행이라는 설렘이 더 컸다고 해야할까요? '신혼여행'이라는 타이틀을 달았을 때는 그렇게 특별해 보이던 여행이었는데 지나고보니 '신혼여행'도 결국 신혼에 가는 여행이지 특별한건 아닌거더라고요..흐..

이렇게 생각될걸 알았더라면 좀 더 '여행'이라는 점에 포커스를 맞출걸 그랬다는 생각이 듭니다. '신혼'에 초점을 맞추다보니 나중에 여행지 선택은 좀 흐지부지 빨리 한 감이 있어요. 거의 한달 전까지 냉전하다가 결정한 사항이었거든요. 지나고보니 아는거지 그 때는 알 수가 없었죠..^^;


3. 예단? 꾸밈비? 봉채비? 결혼장소? 뷔페비? 식장비? ...

이것도 참 스트레스 많이 받았던 내용이네요. 결혼준비 하는 사람들은 다들 이것들 때문에 한번쯤은 마음 고생을 한다고 하지요. 처음 결혼준비하는 입장에서 도대체 예단은 뭐야. 꾸밈비는 뭐야. 봉채비는 뭐야. 싶고..  돈이 왔다갔다하는 사항이고 어른들이 결정하시는 내용이다보니 뭔가 의견차이를 감지했을 때 '내가 할 수 있는게 없다'라는 묘한 자책감? 과 함께 스트레스가 동반되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어른들은 생각보다 지혜로우시고 저희보다 많은 갈등해소 경험을 가지고 계시다는걸 그때는 왜 간과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오히려 제가 이런 문제로 스트레스를 받을까봐 어른들께서 직접 통화하시고 여러 사항들을 결정하셨습니다. 지나고보니 부모님들께서 참 저와 남편을 많이 배려하고 생각해주셨다는 마음만 드네요. 그때는 왜그렇게 그런 사항들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하나하나 신경쓰였을까.. 싶어요. 물론 다시 그 당시로 돌아간다해도 신경쓰일 것 같지만, 그래도 지나고보니 그때 고민했던 것 만큼 막 심각한 문제는 없었는데 말이에요.


4. 혼수 가구 결정 문제

가구를 몇개 사지도 않았는데도 은근 스트레스 받았던 것 같아요. 사실 그렇게 예민하게 구는 편도 아니면서... 저희같은 경우 가구는 남편이랑 같이 보고 남편이 마음에 드는 색상톤으로 골라왔는데 저같은 경우는 밝은색을, 신랑은 어두운 색을 선호했던지라 둘이 같이 가서 골라놓고도 불만이 많았어요. 살아보니 우리집 가구가 이쁘면 좋긴 하겠지만 그냥그냥 가구는 그저 그 자리에 있을 뿐, 청소가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깨닫고 있습니다.

세탁기 하나 사는데도 참 이것저것 기능도 따지고 디자인도 따지고..^^ 가구도 사실 사본 적도 없어서 뭐가 좋고 실용적인지 잘 모르면서 드라마같은데서 본 것은 있어서 그..'신혼집의 환상' 을 채워줄 수 있는 것들을 찾고싶고 막..ㅎㅎ 근데 애기엄마들 말을 들어보면 그냥 애기들이 안다치게 모서리 처리 잘 되어있고 어디 숨을 곳 안만들어지는(?) 그런 가구가 최고라고 하더군요. 여튼 혼수가구는 그랬어요.

그릇이나 부엌용품 같은 경우는 살다보니 필요한게 정말 생각보다 훨~~~씬 많더라고요. 결국 살면서 조금씩 채워가야하는데 처음부터 막 욕심부려서 살려고 하다보면 스트레스가 되더라고요..^^


쓰고보니 뭐 거창한 것도 아니고 소소한 이야기들이네요. 결혼준비과정이란게 하루이틀만에 되는 것도 아니고 사실 이것보다 훨~~씬 신경써야 할 사항들이 많지요. 근데 전 이미 그 과정을 지나버린 1인이라 그런가 그냥 좋았던 추억. 아쉬웠던건 '너무 스트레스 받지 말걸~' 같은 거네요. 마치 중고등학교 시절로 돌아가면 '어차피 좋은 대학 못갈거 실컷 놀아나 볼껄' 이런심정?^^;; 소소한 잡담은 이정도에서 마무리 하겠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