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카도의 대등정리와 유동성 제약] 정부의 감세정책에 속지말아야 하는 이유
경제학하는 아내/시사읽기


[대선공략 뜯어보기] 정부의 감세정책에 속지말아야하는 이유


글쓴이 : 언알파 여자 / 생각자 : 언알파 여자


대선이 가까워질수록 감세와 관련된 기사 비율이 증가하고 있다. 이명박 정부들어서 세금은 줄고 정부의 채권발행 및 부채비중은 늘어났다. 그렇다면 이런 정부의 기조가 우리들의 삶에 직접 미치는 영향은 무엇일까?

거시경제학 모형 중에서 제법 후반부에나 출현하는 '리카도의 대등정리'라는 모형을 이용하면  멀게만 느껴지는 감세정책 + 정부의 부채증가가 직접 생활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해 볼 수 있다. 다만 이론상 현실에 부합하지 않는 가정으로 인해 실물경제와 맞아떨어지지 않는 부분에 대해서는 '유동성 제약' 이라고 불리는 모형을 통해 보완하여 총체적으로 이 글을 작성하고자 한다. 


단기적인 감세정책은 장기에 효과가 없다! 


단기적인 감세정책은 효과가 없다 - 리카도의 대등정리!


한달에 200만원의 월급을 받는 급여생활자를 생각해보자. 이 사람은 급여 200만원을 모두 받자마자 소비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는 버는 금액을 정확히 소비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대게는 200만원 중 일부를 저축하고 나머지를 소비한다. 혹은 이미 대출을 받아서 주택을 구입하거나 차를 구입한 덕분에 대출금을 일부 상환하고 100만원 쯤 되는 금액만 소비하고 있을 수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일시적으로 세금을 감면하면 어떤 현상이 벌어질까? 


납세자의 측면에서 세금감면은 단기적으로 현재 소득이 200만원에서 220만원으로 늘어나는 듯한 효과를 가져온다. 

그런데 정부의 입장에서 정부 지출을 줄이기는 쉽지 않기때문에 세금을 감면해준만큼 추가로 돈이 필요하게 된다. 그래서 정부는 세금을 감면하는 대신 국채를 발행하는 방식으로 돈을 조달한다. 문제는 국채에 만기가 있다는 점이다. 5년짜리 국채를 발행했다면 5년 뒤에는 그 국채만큼의 돈이 다시 필요하게 된다. 결국 5년 뒤에는 줄여준 세금을 다시 거둬야만 하고 그때는 이자비용까지 발생해서 처음 공제해준 20만원보다 더 많은 세액을 거둬야하는 결과가 발생한다.

만약 우리가 5년 뒤에 내야할 세금의 이자 (20->30만원으로 는다면 여기서는 50%죠) 수준이 은행에 돈을 맡겼을 때 나오는 이자 수준 (50%)과 정확히 동일하다면 사람들은 당연히 줄어든 세금을 모두 저금할 것이다. 나중에 어차피 세금으로 다시 내야하는 돈이니 말이다. (이것이 리카도의 대등정리 핵심이기도 하다. 리카도의 대등정리에 따르면 단기적인 세금 감면은 세금을 감면하지 않은 것과 정확히 동일하기 때문에 세수를 줄인 효과가 없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세금을 줄이면 사람들이 소득을 늘인다. 그건 유동성제약이라는 이론으로 보충이 가능한데 간단하게 말해서 소비자가 추가로 내야하는 세금의 이자율이 은행 이자율보다 낮은 수준이기 때문이다. 일례로 카드론만 해도 이자가 20% 수준인데 국채의 이자는 3~4% 수준이다. 돈을 빌려서 소비하는 상황이었다면 당연히 그 돈으로 소비를 하는 것이 훨씬 현명한 상황이다. 


[표]국가채무추이 (2007년~2015년) / 출처 : e-나라지표 (통계청)



IMF 경제위기와 리만브라더스 사태 이후 경제를 부흥시키기 위해 한국도 정부가 돈을 쓰는 정책을 꾸준히 펼쳐왔다.

2011년 연말까지 확정된 채무만도 2015년 기준 471조원에 달한다.(5년만기 채권 등 장기채권을 발행했기 때문에 이미 2015년까지 확정된 채무 금액이 이렇게 큰 것이다) 차기정부가 추가로 채권을 발행한다면 그 금액은 더욱 늘어날 것이다. 이 통계에 포함되지않은 준정부기관의 부채는 더 심각한 수준이다. 공사라고 불리는 기관들의 부채 역시 국가에서 보전해야할 부분임을 감안해야한다. 

만약 과도한 채무때문에 차기정부가 우리에게 세금을 20만원보다 더 많이 거둔다면! 어떤 결과를 가져올까?

일시적으로 200만원에서 220만원으로 소득이 늘어나 현재 소비가 잠시 늘어날지 모르지만 차기 정부에는 월급이 190만원으로 줄어들면서 오히려 소비가 위축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세액을 줄여준 해에는 어찌저찌 소비가 좀 늘어날 수 있으나 미래 소비가 오히려 감소하기 때문에 전문용어로 '쌤쌤' 이 되는 셈이다.


 채무증대에 따른 세금부담은 누구에게~?


대선이 가까워지자 또다시 감세론이 붉어지고 있다. 이 사실의 함정은 아직도 국민들을 속여가면서 세금을 줄이는 한편으로 국가 채무를 늘리는 일을 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는 조삼모사 같은거다. 언젠가 세수는 확보되어야 할 문제이고 그것을 미루는 것 뿐이니 말이다.




현재 국세의 구조는 부가가치세가 가장 큰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2011년 기준으로 52조 원의 국세가 부가가치세에서 창출되고 있다. 그래프만보면 소득세와 법인세가 크게 증가한 것 처럼 보인다. 소득세의 경우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지만 세율의 변화가 없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부동산세 + 청년노년 일자리 증가(인턴직이라도..)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법인세의 경우 환율이 상승하면서 수출기업들의 실적이 호조세를 보였고 (똑같이 물건 100개를 수출해도 환율이 높으면 매출액이 증가한다) 더불어 기업 유보금을 저축하면서 (투자를 해야지!! 이자식들~~) 생긴 이자수입 증가에 따른 것이다. 그러나 실효 세율만 따지면 지난 2008년에 비해서 법인 세율은 오히려 감소하였다.


 * 법인세가 줄어들었다는 것과 관련된 참고 자료 *

작년 법인세 실효세율 16.6%…최근 5년새 가장 낮아 (2011.09.06. 세정신문)

대기업 실효세율 3%p 뚝…60곳이 감세혜택 29% 차지 (2012.07.23. 한겨레신문)


문제가 되는 것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부가가치세이다.

부가가치세의 함정은 무엇일까? <직접세와 가접세 - 부의 불평등에 대하여> 라는 글에서 볼 수 있듯이 부가가치세는 소득에 상관없이 물건을 구매하면 누구나 10%를 내야한다. 이는 결과적으로 빈부격차를 늘리는데 이는 사회 효용적인 측면에서도 바람직하지 않다. 월 소득이 10억인 부자에게 생활물품을 구매하며 지출하는 부가가치세 20만원은 있으나마나한 소득이지만, 월 100만원으로 사는 기초생활수급권자에게 부가가치세 20만원은 삶의 질을 좌우할 수 있는 중요한 돈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현재 국가에서 줄이겠다고 공약하는 감세정책의 주요 골자는 법인세와 종부세(소득세)이다. 그러니 단기적으로 부의 불평등을 조장하는 세금을 줄여주고 대신 채권을 발행을 발행하겠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명박정부 들어서 직접세 비중은 점점 늘어나고 있다. 49%도 높은 수준이었는데 2011년 기준으로는 52%까지 올라왔다. 

감세정책의 함정은 여기서 발생한다. 채권은 결국 만기에 도달한다. 장기적으로 여기서 발생한 채무를 누가 책임져야할까? 감세는 돈있는 사람에게 해줬고 거기서 재원의 결원이 생겼는데.. 막상 위기가 다가오면 IMF때처럼 서민들에게 금을 내놓으라고 할지도 모를 일이다.


 감언이설! 감세정책에 속지말자~!


감세와 정부지출 증액이 동시에 이루어질 수는 없다. 정부가 돈을 쓰려면 재원이 필요하고 그건 현재가 되었든 미래가 되었든 세금으로 충당해야 할 부분이다. 조삼모사식의 세금 감면 정책에 속으면 안되는 첫번째 이유이다. 

감세 정책에 속으면 안되는 두번째 이유는 감세 대상의 문제이다. 감세 대상이 부가가치세가 아니라면 어떤 감세든 결과적으로 빈부격차를 늘리는 효과만 가져오기 때문이다. 오히려 부가가치세 감세 + 소득세 증세같은 구조라면 환영해야할지 모르겠다. 그러나 무조건적인 감세는 없다. 언젠가 내가, 혹은 내 자식세대가 갚아야 할 국가의 빚만 늘어날 뿐이다.

이런 글을 쓰면 '복지를 늘리니까 자꾸 채무가 늘어나는 것 아니냐' 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을까 걱정된다. 

현재 한국은 그냥 OECD 대비 세금을 적게 거둘 뿐만 아니라 복지 지출 및 사회보장수준도 형편없다. 게다가 직접세 비중이 간접세보다 훨 높은 나라 중 하나이다. 이상 설명한 내용은 글 하단에 첨부한 표를 참조하기 바란다.

어떤 이들은 한국의 정부 부채 비중이 OECD에서 낮은 수준 (26%) 이라는 점을 들어 국채 발행에 문제가 없는 것처럼 이야기하기도 한다. 그러한 내용에 대한 반박으로 아래 글을 첨부한다

 - 한국 재정학회 옥동석 교수는 2008년 12월 국회예산결산특별위원회 연구용역 보고서를 통해 개념적으로 ‘국가채무 (National Debt)’와 ‘정부부채 (General Government Gross Financial Liabilities)’는 다른 개념이며, 우리나라는 ‘국가채무’ 개념을 사용하는데 비해 OECD 국가는 ‘정부부채’ 개념을 사용하고 있다면서 문제제기 한 바 있음

   ; 즉, 우리나라의 ‘국가채무’ 비율을 OECD 국가의 ‘정부부채’ 비율과 비교하면서 재정건전성을 말

     하는 것은 잘못이라는 것임
   ; 2007년 말 기준으로 우리나라 국가부채는 298.9조원으로 GDP 대비 33.2%지만 옥동석 교수가 말

     하는 OECD 국가들의 ‘정부부채’ 개념을 사용하면 우리나라 정부부채는 863조원으로 추정되며

     GDP 대비 76.3% 수준이라고 밝힘

 

※ 옥동석 교수의 논지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P&C리포트 2009년 4월 3일자 ‘이슈 분석 : 추경안 관련 주요 쟁점 분석’ 참조


오늘의 글을 정리하면 간단하다. 감세정책은 당장의 소득을 늘려주는 듯한 기분이 들지만 국가의 채무를 늘려서 결과적으로는 우리가 더 나이가 먹으면, 혹은 우리 다음 세대에게 그 빚을 넘겨주는 것 뿐이다. 20대, 30대 청년들에게 묻고싶다. 현재 돈있는 사람들의 소득을 보전해주기 위해 우리가 40대, 50대가 되었을 때 더 세금을 내야한다는 것이 바람직한가? 그 사실을 알면서도 마냥 감세 정책에 찬성하겠는가?

무조건적인 감세에 지지를 보낼 것이 아니라 거꾸로 세금을 어떻게 거두는 것이 현명한가를 논의할 단계이다. 이제는 그런 사실을 받아들여야만 대선에서도 감언이설로 우리를 꼬드기는 조삼모사식 정책공략에 속지 않을 것이다.



*참고자료*


[표 1] GDP 대비 세금 비율 (2008년, 2009년) : 한국의 세금은 OECD 국가 중 하위 5위 수준 (출처 : OECD)

 

[표 2] GDP 대비 공공복지 지출 : OECD 국가 중 하위 2위 (2009년) (출처 : 한국보건사회연구원)


[표 3] 소득 10만불 이상인 사람들의 소득세 실효세율 및 실효 사회보장비율 비교 (2010년) 

   -  이 표의 경우 설명이 필요할 것 같은데, 실효세율이란 소득공제 등을 제외한 실질 세율을 의미한다

   - 파란색으로 진한 색이 실효세율을 의미하고 하늘색이 사회보장비율을 의미한다.
      실효세율이 낮다는 것은 부자에 대한 감세가 많음을 의미하는 것이고
      반대로 높을수록 부자에 대한 세금이 많음을 의미한다.

      사회보장비율은 빈곤자에 대한 GDP대비 지원비율이다. 

    - 우리나라의 경우 너무 하위권이라서 두번째 표에서도 오른쪽에 위치한다. (14.1% / 5.1%)
      재밌는건 싱가포르인데 실효세율은 9.7% 수준이지만 (이놈들도 부자 감세 장난아님) 사회보장비율은 10.4%다.




 [표 4] OECD 국가들의 직간접세 비중 현황 (2009년) (Source: OECD Revenue Statistics, 2011.)

         - 호주에서 발간한 보고서에서 가져온지라 호주쪽이 색칠되어 있다는 점 양해 바랍니다.

         - 한국의 경우 직접세 비중이 52% 정도이며 OECD 내에서 우리보다 직접세 비중이 높은 국가는 칠레, 맥시코,               터키, 이스라엘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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