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부지 예비신부가 예랑이에게
경제학하는 아내/여자의 일기장


2011. 9. 20
너무나 소중한 나의 예랑이에게.

안녕 나의 예랑.(예비신랑^^)
블로그를 보고 깜짝놀라지 않기를 바래요.
부부가 아닌 연인으로서 당신에게 쓰는 마지막 편지가 아닐까 생각해요.
블로그에 공개로 쓰는 첫 편지이기도 하네요. 

싸이월드 커플일기에 쓸까했지만 당신과 처음 연애하던 3개월 이후에 버려진 공간인지라
뭔가 썼다가는 확인하는데만 백만년이 걸릴 것 같은 불안감이 들어서
그나마 당신도 자주 보는 커플 블로그를 이용하기로 했어요.

당신이 이 글을 확인할 때까지 블로그에 새 글은 쓰지 않을 생각이랍니다.
설마 결혼식날까지도 확인을 안하는 불상사가 생기진 않기를 바랍니다.
블로그 구독자들도 아쉬워할테니까..^^

이제 우리 블로그도 슬슬 부부블로그 개편을 준비해야 할 것 같아요.
정신사나운 카테고리도 슬슬 정리해야하고 말이죠? ㅎㅎ
결혼준비라는 핑계로 블로그를 방치한 것도 벌써 5개월이나 되버렸네요.
나름 커플블로그 -> 부부블로그 -> 육아블로그로 키우겠다며
원대한 계획도 세웠는데 ㅠㅠ..
다시 블로그를 살려보기를 이기회에 제안해보아요.

그 수많은 결혼준비들을 어떻게 해쳐왔는지 지금와서 돌아보니 참으로 신기해요.
결혼 인사드리며 구경했던 봄날의 벚꽃풍경이 눈앞에 아직도 선한데...
어느새 가을의 신랑 신부가 되는군요.

결혼인사 드리러 가던 날 거닐었던 벚꽃거리..^^



다들 결혼준비를 하면 한 번씩은 싸운다고들 하잖아요.
사실..혹시나 결혼이라는 중대사를 앞두고 문제가 생길까 내심 마음 졸였답니다.
연애기간동안 말다툼 한 번 한적 없었던지라 괜히 더 그랬던 것 같아요.

다행이도
두 집안의 어르신들께서 서로에게 양보하는 마음으로 결혼을 진행해주신데다
당신의 배려도 많았기에
그 흔한 말싸움 한번 없이 6개월이라는 긴 준비시간이 흘러갔네요.

서로 이해가 다른 부분에 있어서도
늘 대화로 함께 문제를 해결하고자 노력했던 시간들에 감사하고
또 나에게 늘 마음열어주고 나를 이해하려고 노력했던 당신에게도 감사해요. 

결혼 촬영컷 중에서^^



많은 사람들이 결혼식을 준비하느라 정작 두 사람이 함께할 결혼생활 준비를 못하곤 하죠.
그래도 약혼자 주말을 통해서 서로를 알아가려고 노력했던 시간이 있어
우리는 결혼 준비를 조금이나마 하지 않았나 생각해요.

무려 2박 3일을 당신과 나에 관한 이야기만 했지요.
사실 1년을 넘게 연애하면서도 그렇게 오랜시간 서로에 대해서만 이야기한 적이
전혀 없었던 것 같아요.
앞으로도 그런 시간을 만들기는 쉽지 않겠지요.
그 시간이 참 소중하다고 느낀만큼 결혼 후에도 꼭 그런 시간을 서로 만들도록 노력해봐요.

한번도 이야기한 적 없었던 당신과 나의 부끄러운 이야기들.
우리 둘 사이에 있었던 서로에게 말못한 앙금들.
그런 것들에 대해서 알아갈수록 당신에게 더욱 잘해야겠다고 다짐했던 나의 마음.
이런 것들을 결혼 이후에도 변치않고 가져가야한다고 다짐 또 다짐해요.

대략 30년을 각자의 인생을 살아온 우리가
한 가정을 이룬다는게 마냥 즐겁지만은 않을지도 몰라요.
그래도 우리는 연애때 해둔 애정들을 예금넣어뒀다
결혼생활에는 쓰기만하는 미련한짓은 하지말아요.
매년 적금으로 애정통장 채워가는 부부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결혼준비하면서 시어머님 시아버님께서 나에게 너무 잘해준다고 당신이 습관처럼 말했죠

"우리집에서 난 사위야. 넌 양가의 딸이고..ㅠ"

다 당신이 중간에서 잘해준 덕분이라고 생각해요. 늘 고맙게 생각해요. 
내가 확실히 남자 고르는 눈이 있나봐요. ㅎㅎ

새로운 가정을 맞이한다는게 쉬울수만은 없겠죠.
그래도 서로가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고 있는 우리이기에
그 다름을 채워가는 것이 남들보다는 수월할 것이라고 믿어요.

연애블로그라는 특별한 공간을 운영했던 우리이기에
다른 연인들보다 대화 방법이나 다름을 맞춰가는 방법에 대해
많이 연구하고 노력했던 것 같아요.
그런 노력이 결혼을 준비하는 현 시점에서도
서로를 존중하는 마음을 가지는 바탕이 되지않았나 생각해요.
그러고보면 이 블로그 운영을 제안했었던 @donnkee님께 감사하지 않을 수 없네요.
둘이 같이 커플 블로그 운영하면 재밌겠다고 했었잖아요.
서로 이 블로그 운영하면서 얼마나 많이 웃었었는지 기억을 떠올려보네요.

주변에서 싸우는 커플이라도 있으면
둘이 같이 귀 쫑긋세우고 '왜 싸울까? 뭐가 문제일까? 저 두 사람이 화해하는 법은 뭘까?'
라면서 블로그 주제를 찾곤 했었잖아요..^^
블로그 운영하면서 남자 심리에 대해서 스스로도 많이 공부했고
당신도 여자에 대해서 몰랐던 부분을 많이 알게 되었다며
서로 더 잘 이해하자고 다독거리기도 하고..^^

언젠가 당신과 내가 아이를 낳고 그 아이가 자랐을때
'엄마 내가 연애 고민이 있어' 라며 조심스럽게 말을 꺼낼때.
그때 부끄럽지 않게 이 블로그를 소개할 수 있기를 바라면서
글을 썼었죠. 
그래서 인기에 편중되고 자극적인 글보다는
좀더 이성적인 글을 많이쓰려고 노력했던 것 같아요.

나에겐 의미있는 짱구사탕 ㅎㅎ


아직은 꼬꼬마같은 우리 두 사람이
평생을 함께한다는게 아직은 신기하기도 하고 실감이 안가기도하고 그렇답니다.
결혼식보다 신혼여행이 더 설렌다는 친구의 이야기가
마치 내 이야기가 된 것 같네요.

같이 살림을 꾸리기전에 이실직고(?) 할 것들이 있어요.

난 사실 할줄아는 요리가 몇 안되요.
당신이 아는 찌개요리와 몇몇 닭 요리들. 분식요리들이 거의 전부에요 ㅠ
뭐 어때요. 짠거 매운거 탄거 몇개 먹다보면 괜찮아질거에요.
익숙해질때까지 시간이 걸리겠지만요.

정리정돈한다는게 맨날 '내가 그걸 잘 챙겨뒀는데' 라며 헤매는 나지만
그것도 몇번 하다보면 요령이 생겨서 어느새 우리엄마만큼 능숙해질거에요.
그때까지만 뭘 못찾아도 같이 찾아(?)주는 인내심을 발휘해줘요

옷감 구분도 잘 못해서 맨날 빨래하다가 옷 줄여먹기 일수지만
당신 옷은 내가 손빨래해서 그런일 없게 할께요. 약속해요.

색깔옷 하얀옷 구분한다고 구분한게 맨날 통에서 섞이기 일수이지만
앞으로는 세탁기에 넣기 전에 빨래통 한번 더 확인할께요.

나도 직장인이다보니 평소에 집안일은 많이 못하겠지만
아침 식사만큼은 따뜻한 밥상 차려줄께요.

나에게 이 편지가 스스로 다짐하는 편지이기도 하고
결혼생활을 하기전 먹었던 초심이와 동거하기 위한 발판이기도 하답니다.

남들은 결혼생활이 어려움이 더 많다고 하지만
우리는 잘 헤쳐나갈거라고 믿어요.
누구나 한번쯤은 싸운다는 결혼 준비기간에도 서로 다 이해하고 다독여왔잖아요?^^

처음 당신과 만났던 순간보다.
처음 당신과 사귀기로 했던 순간보다.
처음 당신과 뽀뽀했던 순간보다.
내가 당신을 지금 이순간 더욱 사랑한다는거 꼭 기억해요.
하루하루 지날때마다 더 사랑하고. 더 신뢰하고. 더 소중하게 생각합니다.

늘 이마음 변치 않기를 바라며. 
사랑합니다. 우리 예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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