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아닌 뉴타운 철회소식이 반가운 이유
경제학하는 아내/시사읽기


때아닌 뉴타운 철회소식이 반가운 이유


글쓴이 : 언알파 여자 / 생각자 : 언알파 여자


오늘은 연애 글은 아니고 그냥 요즘 세간의 화제인 부동산 이야기 중에서 뉴타운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을 좀 써보고자 살포시 블로그를 열었습니다.
며칠 전부터 신문 지면을 뜨겁게 달구는 논제가 바로 뉴타운 철회냐 아니냐 인 듯 합니다.
상당한 이해관계가 얽힌만큼 당장 철회라는 카드는 어렵겠지만,
서울시 입장에서는 무분별하게 지정된 뉴타운 중 아주 극소수만 사업이 진행중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뉴타운 철회에 대한 이야기는 출구전략(시장에 개입하는 정책을 조금씩 철회하는 정치적 전략)의 일부가 아닐까 합니다.

일부에서는 이미 지정된 뉴타운구역을 철회할 경우 부동산 가격이 폭락할 것이라는 둥, 시장에 대한 신뢰를 깨트리는 정책자라는 둥의 말이 많습니다. 이명박 정부부터 시작된 뉴타운 사업은 실제로 많은 선거에서 주요 카드로 활용되었던 정책이고, 따라서 이러한 논점은 어느정도 일리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이런 논란이 반갑습니다.
솔직한 생각을 말씀드리면 서울시 내 여러개의 주택을  투자할 요량으로 구매한 부자가 아니시라면, 즉 실제 거주의 목적으로 서울에 부동산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나 자가주택이 없는 실거주자에게는 이러한 소식이 반가워야하는 것 아닌가 오히려 의아해하고 있습니다.

현재의 뉴타운은 너무 많은 구역지정으로 인하여 새로운 아파트를 짓는다는 것 이 외에는 그 어누 누구에게도 이득이 되지않는 구조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 이유를 살펴보면..

1. 원주민 재정착이 불가능! -> 너무 비싼 추가 부담금
2. 뉴타운의 마구잡이 지정 -> 모든 부동산 시장의 가격 up -> 부동산으로 증가한 자산의 이익 향유 정도가 크게 감소 -> 결국 자산을 가진 사람에게도 이익이 없는 구조


뉴타운의 원주민 재정착 문제는 여러번 화두에 오른 바 있습니다.
원주민 재정착이란 간단합니다. 미아와 길음에 뉴타운 단지를 조성하면, 기존에 그곳에서 생활권을 형성하고 살던 사람들이 다시 같은 동네에 입주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재정착의 요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럼 실제로 뉴타운 사업에서 원주민 재정착률은 어느정도 수준일까요?
예상하시는대로 20%가 채 되지 않는다는 보고서를 서울시에서 발표한 바 있습니다. (2007년)
이유는 간단합니다. 새로지은 아파트는 재입주 하기에 너무 비싸거든요.
세입자들의 재입주는 고사하고 그 곳에 자가를 가지고 있던 사람들 조차도
너무 많은 금액의 추가 부담금에 꿈쩍~ 놀랍니다.
일단 사업을 시행하기 전에는 무조건 땅값이 올라서 이익이라며 도장을 받으러 다니던 조합도
절대로 추가 부담금이 얼마나 나오는지 말을 해주지 않습니다.

그럼 시장논리로 들어가봅시다.
뉴타운의 확대는 재산이 적은 자가 주택 소유자에게 분명하게 실입니다.
세입자에게는 말할 것도 없이 당연히 실입니다.


단독주택을 소유한 사람의 경우
미아에서 8천만원짜리 단독주택을 가진사람이 뉴타운 후 집값이 오를 것이라는 소식만 믿고 찬성 도장을 찍습니다. 실제로 집값은 약 2배까지 올랐으니 이 사람의 단독주택 가격이 1억 6천으로 올랐다고 할 수 있겠죠. 하지만 실제로 지어진 아파트에 재입주를 하려면 추가부담금이 본인 재산의 100%에 육박합니다. 자산가치는 8천만원 늘었는데 같은 집에 다시 입주하려면 추가부담금을 약 1억원 이상 내야하는 상황에 처한 것이죠. 이 사람의 또다른 기회비용은 단독 주택에서 적게나마 발생하던 월세 수익입니다. 이제 월세 수익은 없어진 셈이죠.
대출을 받아서 재입주를 하느냐, 그 분양권을 팔고 다른 곳으로 1억 6천만원을 가지고 이사하느냐의 문제에 봉착합니다. 다행이도 소득이 있는 상태여서 대출을 받고 재입주할 수도 있겠지만 대출없이 이사를 한다고 가정합시다. 이사를 할때는 또다른 기회비용이 발생합니다. 짧게는 몇 년, 길게는 몇 십년 동안 쌓아온 생활권을 버리고 간다는 것이죠.
그나마 비슷한 곳인 성북구로 이사했다고 가정합시다. 그런데 성북구의 대부분은 뉴타운 지구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결국 몇 년 내에 또다시 이사를 해야합니다. 게다가 1억 6천으로 집값은 올랐지만 그 1억 6천으로 더 나은 생활을 할 수 없습니다. 인근 지역도 이미 뉴타운 개발 호재로 인하여 가격이 올랐기 때문이죠. 그전과 비슷한 수준의 주택을 구하는 것으로 만족해야 할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혹은 서울을 벗어나야겠죠.

득 : 8천만원짜리 주택이 1억 6천으로 가격 상향
실 :
 1. 살던 곳에 살려면 대출을 받아야하고, 이 경우 단독주택에서 발생하던 월세 수익 감소
 2. 다른 곳에 이사할 경우 인근지역은 이미 비슷한 수준으로 집값이 올라
     8천만원의 추가 수익에 따른 생활수준 향상을 기대하기 어려움
 3. 8천만원 추가 수익에 대한 혜택을 누리기 위해서는 살던 곳 보다 외곽인 곳으로 이사를..
    이 경우 기회비용은 개인마다 다르겠지만 추산할 수 없어도 분명 존재함.

월세를 살던 사람 -> 갈 곳이 없어진다.
질좋은 주택을 공급하겠다는 목표때문에 셋방을 살던 사람들을 위한 저렴한 주택이 감소되는 또다른 문제가 나타납니다. 외국에서는 10년 주요 정책 중 하나가 affordable house(부담 가능한 수준의 주택)일 정도로 사람들이 실제로 거주 가능한 주택을 공급하는 것에 열심히인데 비하여 서울시의 정책은 정확히 반대로 가고 있다는 것이죠.

현재 주거 세입자들에게 보상되는 금액은 도시근로자  평균 소득의 3개월분 * 가구 인원수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외에 적은 금액의 이사비가 추가로 지급됩니다. 이 금액만 두고보면 보상 금액이 결코 적다고 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 보상금액을 가지고 어디에 입주가 가능할까요?

현재 서울시내 뉴타운 지구지정은 대부분의 단독가구 밀집지역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조만간 대부분의 단독주택이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위기의식이 필요합니다. 결국 가난한 사람들이 살기 위한 주택을 자꾸만 멸실시키는 것이죠. 수요-공급의 법칙에 따라 단독주택의 거주 상태가 더 좋아진 것도 아닌데도 임대료가 상승할 것입니다. 그럼 질낮은 주택에서 더 비싼 돈을 주고 거주를 하거나, 혹은 서울 외곽으로 가야만 하는 사태가 발생하게 됩니다.

아파트 천국인 서울은 경제활동을 하는 모든 주체에게 손해이다.
서울이 아파트 천국으로 변하고, 모든 서울의 땅값이 오르면.. 과연 이익일까요?
아까도 이야기했지만 주택이란 실제 돈으로 환산한 가치보다 그 부동산을 팔아서 어느정도의 이익과 맞바꿀수 있는지가 중요합니다. 왜냐하면 쥬택은 선택할 수 있는 재화가 아닌 필수재화이기 때문이죠. 누구든 살 집은 있어야합니다.

예로 현재 뉴타운이 지정된 구로동의 땅값이 올라서 그 집을  판다고 한들, 다른 곳에가서 어차피 집을 사야만 합니다. 같은 서울에 있는다고 가정한다면 모든 땅이 뉴타운인 이 바닥에서 그 돈을 낸다고 한들 비슷한 수준의 주택만을 소유할 수 있을 확률이 높겠죠.

거기다 부동산은 만들어진 실물재화를 가지고 부의 가치를 매겨서 하는 거래이므로..그 거래를 하는 당사자들 이외에는 부의 소득 증가가 일어나지 않는 재화입니다. 말 그대로 국민 경제에서는 Zero Sum인 시장이죠. 결과적으로 몇몇 부동산을 독점하고있는 사람들에게만 이득이되는 행위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과거 뉴타운 지정은 : 우리만 지정되서 땅값이 올라 주민들이 이득을 보는 것
현재 뉴타운 지정은 : 죄다 올라서 우리가 지정안되면 혼자 피보는 것.
이제 뉴타운에 대한 경제적 이득조차도 바뀌었습니다. 죄다 뉴타운 지정이 되다보니 다들 땅값이 올랐죠. 주택값도 올랐고.. 과거와 달리 뉴타운지정으로 인한 부동산 이익을 보는 것이 아니라, 뉴타운이 지정되지 않을때 상대적으로 손해가 발생하는 이상한 시장구조가 형성되었습니다.

주택의 다양화가 절실
글이 왔다갔다 난리네요. 어쨌든 제일 중요한 것은 부담가능한 수준의 주택들을 멸실시키는 현재 정책은 안밖으로 손해라는 뜻입니다. 오히려 단독주택단지를 보수하고, 이들을 보존하는 정책이 더 절실할 수 있습니다. 최근 전세대란은 이자 하락 등의 요인도 작용하였겠지만 저렴한 주택의 멸실로 인한 전세 수요의 급증 역시 일부 작용하였습니다. 무조건 새로 짓는 것이 좋은 것일까요? 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기존의 주택정책은 사람을 위한 주택정책인지, 아니면 몇몇 부동산 부자들을 위한 주택정책인지 도저히 헷갈리는 마당이었습니다. 뉴타운 지정만 되면 일확천금을 가지게 된다는 식의 잘못된 뉴타운 홍보 역시 한몫 했겠죠. 그 이면에 숨겨진 추가 부담금이라는 현실은 외면한채..

당장은 뉴타운을 철회하면 동네 집값이 떨어지는 것 같아서 실 거주자 역시 손해보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조금만 더 생각해보세요. 주변 뉴타운 지역도 함께 지역 해제를 당한(?)다면 집값 하락은 동반적인 것이고 결과적으로 그 주택을 팔고 이동할 수 있는 주택의 수준은 현재와 동일합니다. 주거의 목적이라는 가정하에 말이죠. (투자 목적으로 추가 주택을 소유하고 있는 사람들에겐 배아픈 이야기겠죠)

무차별적으로 지정하는 뉴타운이 아닌, 진짜 노후화로 인하여 사람이 살 수 없는 지역을 새로 조성하는, 사람을 위한 주택정책이 지금이라도 시작되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최근 뉴타운사업의 출구정책을 반기는 사람으로서.. 뭐 주구장창 써보았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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